
故 김새론의 죽음 이후 유가족이 바란 것은 단순했다. 딸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느끼는 김수현과 이진호의 진심 어린 사과였다. 그러나 이 간단한 요구는 어느새 추악한 폭로 전쟁으로 변질되었다.
어제 21일에도 유튜버 이진호와 가세연은 폭로전을 이어갔다. 이진호는 "소녀 가장 김새론 병원비 홀로 감당해야 했던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유가족을 모욕했고, 가세연의 김세의는 21일 '[충격단독] 이진호 녹취 미스터리 (김수현 '성기노출' 쇼핑몰)'이라는 제목의 라이브 방송으로 김수현의 과거 사진을 공개했다. 이것이 과연 적절한 방식인가?
하지만 이 단순한 요구는 어디로 갔는가? 이제는 유튜버들 간의 자존심 싸움, 조회수 경쟁, 그리고 끝없는 폭로전으로 변질되었다.
어제(21일) 논란이 된 "가짜 이모"와 "진짜 이모" 문제는 이 모든 상황에서 얼마나 무의미한가. 이는 김새론의 어머니가 20년 가까이 가족처럼 지내온 지인을 두고 이진호가 "가짜 이모"라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고인의 어머니는 "론이가 6살 무렵부터 함께 해온 사람이 이모가 아니면 무엇인가? 가족처럼 지내온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진호는 이 인물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고소하겠다고 밝혔고, 이로 인해 소모적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유족은 호소한다. "이진호 씨, 사과가 그렇게 어려운가요? 제가 당신에게 그렇게 어려운 부탁을 한 것인가요? 본질을 흐리는 행동을 멈춰주세요."
우리는 "성기노출" "결혼·낙태"와 같은 자극적인 단어들이 난무하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김새론이라는 한 인간의 생애가 단순한 '콘텐츠'로 소비되고, 그의 사생활이 대중의 호기심을 채우는 도구로 전락했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 한 사람의 죽음마저 소비의 대상으로 여기게 되었는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그들의 사생활과 비극까지 엿볼 권리가 우리에게 있는가?
한 젊은 생명이 스러졌다. 남은 이들의 아픔을 존중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다. 자극적인 폭로전과 소모적인 논쟁은 이제 그만 멈추어야 한다.
박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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